1. 기본 정보
연세대학교 제약산업학 협동과정은 약학과 내의 일반대학원이다.
그런데 수업은 야간대학처럼 직장인이 퇴근한 이후인 오후7시부터(평일) 또는 오전9시부터(토요일)에 있다.
그래서 직장인이 직장에 따로 통보하거나 허락을 구하지 않아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원한다면 풀타임 랩생활을 할 수가 있고, 직장을 다녀야한다면 랩 연구는 일반적으로 참여하기 어렵고, 학기중에는 수업만 듣게 된다.
그렇지만 일반대학원이기 때문에 졸업장에 일반 약학석사학위가 수여된다.
(졸업생으로 이게 이 학과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야간대학처럼 수업만 야간과 주말에 듣고 일반 대학원 학위가 나온다)
그래서 졸업하면 "약학석사" "Master of Science in Pharmacy" 가 나온다!
세부전공은 제약산업 특성화대학원답게 제약사의 주요 업무가 아래와 같이 과로 선정되어 있다.
직장인 중에서 본인 업무를 세부전공으로 선택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본 대다수는 자신의 업무가 아닌 전공을 선택하였다.
다들 직장을 다닐만큼 다닌 사람이 많다보니, 보다 자신의 커리어 범위를 넓히는데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2. 장점
2.1 같은 업계사람 만남
수업을 들어가보면, 절반은 직장인이다.
제약산업에 관련된 학과이다 보니 대부분 비슷한 업계의 사람들이다.
학교가 송도이다보니 또 송도의 바이오 업체(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많다.
그래서 서로 말이 보다 통하고, 의지만 있다면 서로 정보 교류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2.2 실무진강의
세부전공이 대체로 실무랑 관련되다보니, 학교 교수님 수업이 절반, 나머지 절반은 현직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신 분들이 강사로 출강하신다.
대표이사, 변리사, 약사, 글로벌 임원 등 다양한 직능에서의 프로가 강의해준다. (업무의 프로라고 전부 강의의 프로는 아니지만 그래도 현장의 느낌을 보다 체감 할 수 있다)
2.3 일반대학원
1.기본정보에서도 언급했지만, 일반 대학원인데 모든 수업이 오후7시 이후라 따로 회사라 협의를 하지 않아도 내 의지만 있으면 대학원을 졸업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다.
마지막에 졸업 논문 때문에 평일에 몇 번 일과시간에 학교를 방문할 일이 있지만 그 외에는 학기에 한번정도 지도교수님 뵈러 일과시간에 찾아가는 정도가 된다.
대학원 위치는 송도지만 수업의 절반은 신촌 캠퍼스에서 열린다.
그래서 서울에 직장이 있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전공과 수업에 따라 다닐만 하다.
3. 단점
3.1 등록금
일단 풀타임 대학원생(랩연구)를 하지 않으면 장학금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등록금은 얼마냐면, 한학기에 약 700만원이다.
4학기를 다니면 거의 3천만원에 졸업장을 받게 된다.
3.2 전공 교수님 부재
세부전공이라고 현업에 필수적인 전공을 5개를 만들어 놨지만, 실제로 이를 전공한 교수님이 없는과가 2개가 있다.
그런과는 모든 수업이 외부 초빙 강사 또는 교수로 진행이 된다.
당연히 수업의 연속성이 전임교수님보다 없어서 연계되는 수업을 두 학기에 이어서하는데 교수님이 바뀌어서 밑도 끝도없는 강의내용 변경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전공 교수님이 없다는 건 졸업논문을 전문적으로 심사할 교수님이 없기도 하다는 말이다.(내용적으로 지적을 할 심사위원이 없어서 좋을 수도 있겠다)
3.3 커넥션
랩생활을 안하는 직장인은 4학기 내내 수업듣고 10시에 녹초가 되서 집에 가기 바쁘다.
목적의식을 가지고 옆자리 학우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면 졸업할 때까지 대학원에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을 수도 있다.
대학원 차원에서 오티도 진행하고 했었는데, 세미나실에서 간단한 학과설명회정도였고.. 그 외 별도로 대학원생들과 친해질 기회는 많지 않다.
같은 업종의 사람들이 이렇게 모였는데, 같이할 자리가 없다는게 좀 아쉬웠다.
참고로 랩생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진학한 20대 중반의 학생들이다.
이들은 직장인들을 좀 많이 어려워하고, 직장인들도 그런 그들을 보면 쉽지 않다.
4. 후기
논문쓰기 전까지 3학기는 정말 수업만듣고 집에 가느라 등록금만 잘낸다면 전혀 어려울게 없었다.
시험도 학부때같이 어렵거나 부담있지 않았기에 시간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큰 부담은 없었다.
논문이 가장 쉽지 않았다.
처음으로 논문을 쓴다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심사위원 3분을 섭외하고 약속시간을 잡아서 예심, 본심을 보고, 또 인준서명을 받고, 논문을 신촌캠퍼스에 제출하고..
학업적인 것 외에 이런 부수적인 일들이 너무 힘들었다.
생각해보니 이건 학교에 상주하는 일반 대학원생이라면 전혀 어려울 일이 아니었다.
언제든지 교수님들을 찾아뵙고, 일과시간에 신촌에 방문하고.
하지만 이게 직장인이라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
모든 이벤트에 내 연차, 반차, 반반차를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크게 다가온 점은.. 랩 연구생활을 안하니 내 머리속에 남는 것이 많지 않다.
학부때 배웠던 것 재탕이 30%, 업무에서 이미 익혔던 것 30%, 그외 새로 익힌것 30% 인데..
랩 연구생활을 한다면 계속 익힌것을 사용하면서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여튼 직장인들의 편의를 봐줘서 이런 일반대학원 코스가 있어서 감사한 일이지만,
타임머신을 탄다면 학부졸업하고 바로 대학원을 진학했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