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제 뉴스를 보면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투성이다.
한국은행은 돈을 푼다고 난리인데, 내가 은행 가서 받아보는 대출 금리 안내장은 딴세상 이야기다. 기준금리는 내렸다는데 왜 주담대 금리는 4~5%를 넘어 6%를 바라보고 있을까?
대다수 국민들은 정부가 "금리 인하했다", "부동산 연착륙 중이다"라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지금 시장 판 돌아가는 걸 보면 등골이 서늘하다.
오늘은 언론에서 쉬쉬하는 진짜 경제 상황, 그리고 다가올 2026년의 시나리오를 가감 없이 적어본다.
1. 한국은행의 '꼼수'와 시장의 역습
최근 한국은행 행보를 보면 가관이다.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이니 국채 단순 매입이니 하면서 시중에 돈을 엄청나게 뿌려대고 있다. 이걸 전문 용어로 '유동성 공급'이라고 포장하지만, 실상은 그냥 돈 찍어서 빚 틀어막는 '스텔스 양적완화'다.
경제학 원론대로라면 돈이 풀리면 돈값이 떨어져서 금리가 내려가야 정상이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국채 금리가 미친 듯이 튀어 오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과 채권 시장 참여자들은 알고 있다. 지금 한국은행이 돈을 푸는 게 경제가 튼튼해서가 아니라, 터지기 직전인 부동산 PF와 좀비 기업들을 억지로 살려놓으려는 '산소호흡기'라는 걸 말이다.
빚으로 쌓아 올린 댐이 무너지기 직전이니, 한국 채권을 사려면 "위험수당(Risk Premium)"을 더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거다.
그래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단기)를 아무리 눌러놔도, 시장 금리(장기)는 "너네 위험해"라며 치솟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 진퇴양난에 빠진 대한민국: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 압사 직전
우리나라 경제는 섬나라나 다름없어서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 그런데 지금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심상치 않다.
첫째, 미국의 트럼프 2.0 시대다. 그는 관세를 올리고 돈을 푸는 중이다(내년 연준의장을 자기 입맛에 뽑으면 더 가속화). 그럼 미국 내 물가가 다시 뛴다(인플레이션).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시장은 인플레를 우려해 미국 장기 국채 금리를 올려버릴 거다.
한국 대출 금리는 바로 이 미국 장기 국채 금리를 추종한다. 즉, 미국이 금리 내려도 우리 이자는 안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둘째, 일본의 금리 인상이다. 이게 진짜 무서운 거다. 그동안 전 세계에 풀렸던 싼 일본 돈(엔 캐리 자금)이 일본으로 회귀하고 있다. 한국 주식, 채권에 들어와 있던 돈이 빠져나간다는 소리다.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면? 환율은 폭등하고 주식은 박살 난다.
결국 한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금리를 내리자니 환율이 1,500원을 뚫고 날아갈 것 같고, 금리를 올리자니 가계부채와 부동산이 터질 것 같다. 그래서 선택한 게 '말로만 안정, 뒤로는 돈 풀기'인데, 이게 이제 약발이 다 떨어져 간다는 게 문제다.
3. 은행들의 '돈 잠그기'와 WGBI의 배신
연말이 다가오니 은행들도 비상이다. BIS 비율(자기자본비율)을 맞춰야 하니 위험한 대출은 줄이고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누가 국채를 사주겠나?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내년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을 호재라고 떠들지만, 실상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 우리 경제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외인들이 들어오면, 그들은 냉정하게 평가할 거다. "한국 상황 안 좋네? 국채 금리 더 쳐줘. 아니면 안 사." 외국인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시장 금리는 더 올라야 한다. 이것이 대출 금리 상승의 또 다른 뇌관이다.
4. 2026년, 폭탄 돌리기의 끝은 어디인가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많은 사람들이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주목한다. 나도 동의한다. 정치인들의 생리가 그렇다. 선거 전까지는 어떻게든 터지는 걸 막으려 들 것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정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가짜 평화'를 유지할 거다. 재정을 끌어다 쓰고, 한은을 압박해 돈을 풀고, 부동산 부양책을 만지작거릴 거다. 그래서 겉보기엔 PF도 안 터지고, 집값도 버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해결'이 아니라 '지연'이다. 썩은 부위를 도려내지 않고 진통제만 계속 놓으면 결국 패혈증으로 죽는다. 선거가 끝나는 2026년 하반기, 혹은 환율이 통제 불능으로 치솟는 순간, 미뤄뒀던 청구서가 한꺼번에 날아들 것이다.
5. 임계점 7%, 그리고 영끌의 현실
지금 주담대 금리가 4~6% 수준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튀어서 7%가 되면 어떻게 될까?
4억을 대출받았다고 치자. 7%면 월 이자만 233만 원이다. 원금까지 합치면 300만 원에 육박한다.
대한민국 직장인 월급 빤하다. 실수령 300~400만 원 받아서 300만 원을 은행에 갖다 바친다? 이건 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물론 우리 국민들, 독하다. 투잡 뛰고 배달 알바 하면서 1년 정도는 버틸 거다. "2023년에도 떨어졌다가 다시 올랐잖아?"라는 학습 효과 때문에 쉽게 집을 던지지도 않을 거다. 하지만 금리 6~7%의 고금리가 1년, 2년 지속되면 이야기가 다르다.
의지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고, 결국 현금 흐름이 마르는 순간이 온다. 그게 바로 자산 시장의 붕괴 시점이다.
결론: 각자도생의 시대
정부가, 한국은행이 우리를 지켜줄 거란 믿음은 버려라. 그들은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개개인을 희생양 삼을 수도 있다. 2026년까지 이어질 이 불안한 외줄 타기에서 살아남으려면 냉정해져야 한다.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된 지금, 원화만 들고 있는 건 리스크다. 달러나 금 같은 헷지 자산을 확보하고, 과도한 레버리지는 줄여야 한다. 지금의 평온함은 폭풍 전야의 고요함일 뿐이다. 눈앞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다가올 거대한 파도를 대비해 현금을 쥐고 웅크려야 할 때다.
지금 "금리 내리겠지"라는 막연한 희망 회로를 돌리고 있다면, 당장 멈추고 계산기를 두드려라. 진짜 위기는 예고 없이, 그러나 징후를 보이며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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