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욜 저녁, 넷플릭스 신작 '대홍수'가 떴길래 바로 봤다.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 작품이라길래 아파트 옥상으로 튀는 쫄깃한 생존 스릴러를 기대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아는 그 전형적인 재난 영화가 아니다. 다 보고 나면 멍해지는 SF 철학물에 가깝다. 호불호 갈릴 게 뻔해서, 볼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핵심만 적는다.

1. 전반: 재난영화
영화 초반부터 가볍게 시작한 일상에서부터 바로 아파트를 뒤삼키는 홍수라는 재난이 시작된다. 과연 이 재난이 얼마나 스펙타클하게 전개되고 주인공이 일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까를 기대하게 만든다.
주인공(김다미)가 점점 아파트 고층으로 차 오르는 홍수를 피해 아이를 데리고 고층으로 피난을 간다. 그러다 같은 회사 보안 팀원(박해수)가 주인공을 도와 데리고 옥상으로 피신시켜 헬리콥터를 태우고자 한다.
모든 재난 영화가 그렇듯이 가족간의 유대감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자 노약자가 나오고, 이 노약자를 주인공이 살피게 된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아들이 그 노약자 역할을 하는데, 너무 정도가 심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에 아이가 너무나도 엄마의 말을 잘 안 듣는다. 영화 초반부에 너무 비현실적으로 말을 안들어 영화를 끄게 만들고 싶게한다.(이는 많는 관람객 리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 중후반: 재난영화?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그럴것이다. 이 영화 포스터와 예고편 영상만 보고는이 영화는 스펙타클한 재난 영화로, 얼마나 엄청난 자연재해가 나오고 주인공이 이를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지를 기대하며 보았다.
근데 생각보다 쉽게 별 탈 없이 옥상까지 도달하게 되고 영화 시작한지 30분도 안 돼 헬리콥터의 주인공이 탑승하게 된다.
재난영화가 너무 재난을 돌파하는 과정을 대충 보여주고 넘어가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 영화는 재난을 돌파하는 것에 초점이 있지 않았다.
실제로 지구에 소행성이 충돌해 인간은 멸망할 정도에 대홍수를 맞게 된다. 하지만 일을 타개하기 위해 인공지능 전문가인 주인공을 우주로 대피시켜 신인류를 창조하고자 한다. 인조인간의 육체와 지능, 번식 능력들은 이미 다 연구가 끝났으나 감정에 대한 연구만 아직 미완성인 상태였던 것이다.
주인공은 감정을 개발하는 인공지능 개발자로서 주인공의 아들도 사실은 인조 인간으로 주인공이 맡아 키우면서 아이의 감정을 학습을 도와주고 있던 것이었다. 그래서 실제 자기가 낳은 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주인공은 어머니의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아 영화 초반부에 어머니라고는 보기에는 다소 냉혈한 모습을 보여 주게 된다.
이렇게 아이의 감정은 개발이 완료되었으나 아직 어머니의 감정은 개발이 완료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주인공은 어머니의 감정을 개발하기 위해 무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정 학습을 연구 모델로 제시한다. 즉, (초반부에 실제로 주인공이 헬기까지 탈출했던 과정) + (아이와 어머니를 못만나게 하는 장해물)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반복하면서, 엄마가 수 많은 장해물을 극복하고 끝에서 아이를 만나면이 시뮬레이션은 끝이 나게 되는 것이다.
이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면서 냉혈했던 엄마, 주인공은 점차 엄마로서의 감정(모성애)을 학습하게 되고, 영화 끝에서는 엄마의 감정 학습이 완료되며 영화가 끝이 난다.
3. 결론
아마도이 영화는 재난이라는 배경을 통해 모성애를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표현한 것은 영화를 보고 직관적으로 깔끔하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바로 이해가 되지 않는 영화를 곰곰히 열심히 노력해서 이해해 보면 이런 느낌인 거 같다라는 것이다.
네이버 관람객 평가가 굉장히 안 좋은데,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될 수 있는 것 같다.
(1) 초반부 가족 간의 유대감을 강조하기 위해 아이가 너무 빌런으로 나온다. 빌런으로 나올수록 나중에 더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현실성이 떨어질 정도로 말 안 듣는 아이의 모습은 좀 영화의 현실성을 떨어뜨린다.
(2) 대홍수라는 영화 제목과 물 난리만을 예상케 하는 영화 홍보물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아마 기존에 숱하게 겪고 온 자연재해 영화를 기대하고 시청을 시작했지만, 영화 중반도 되지 않아 자연재해는 배경으로 빠지고 갑자기 다른 주제가 드러나면서 영화의 정체성이 혼란이 오는 것 같다.
이렇게 2시간도 안 되는 영화의 스토리가 급커브를 트는 영화는 많이 접해 보지 못해서 사람들이 아직 못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나중에는 이런 것이 익숙해지면 좀 더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을까?
아무튼 지금은 별로 편하지 않은 영화 관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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