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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19년 된 투스카니 2.0 수동 연비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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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스카니 사온 첫 날

 
작년 11월 2005년식 투스카니를 당근마켓에서 사왔습니다.
지금은 2023년이니 19살이 된 투스카니입니다.
 
- 투두어 스포츠카 디자인!
- 2.0 143마력!
- 수동!!!
 
수동을 타고 싶다고 밤바다 노래부른지 3개월 만에 순정 투스카니 수동을 당근마켓에서 어렵게 만나, 당진까지가서 사왔습니다.
구매 후 약 5개월간 1,500km를 타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1. 수동

 

순정으로 바꿔 준 기어봉

 
수동을 타고 싶다고 그리 노래를 불렀지만,
몇 개월 만에 왜 수동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첫 째는 너무나도 유명하지만 막히는 도로에서는 기어변속하느라 피로도가 자동변속기에 비해 x2, x3 배로 증가합니다.
신호대기 시 바싹 긴장하고 있지 않으면 신호가 바껴도 변속하느라 밍기적거린다고 뒤에서 빵빵 거리지 않을까 조마조마 합니다.
 
또한 신호가 언덕에서 걸리기라도 하면 정말 곤욕스럽습니다. 어느정도 적응이 되면 그래도 괜찮아지지만, 그래도 오토미션과는 다르게 언덕에서 출발 때 뒤로 밀려서 뒷차를 박지않을까? 이놈의 뒷차는 내가 뭐 그리 좋다고 이렇게 가깝게 붙어서 정차했을까? 라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런 사소한 단점들이 누적되면.. 점차 이 수동차에 손이 잘 안가게 하는 이상하게 큰 힘이 있습니다.
(결국엔 5개월만에 차량을 다시 판매..)
 
그래도 수동의 로망은 다 채워줬습니다.
rpm을 막 올리면서 느껴지는 그 울림과 내 기분대로 변속하는 맛이란..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이 손맛을 보고 수동차의 멸종을 지켜봐야하지 않을까요?
 
 

2.  디자인

 

19년 산 자동차의 디자인

 
이 부분이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스포티지QL, 그랜저IG를 타면서 못 느껴본 스포티카(?)의 맛은 디자인에서 가장 크게 다가 옵니다.
일단 2도어이고, 2도어여야지만 나오는 디자인이 있어서 맘에 듭니다.
낮고 길게 뻗은 옆 유리창과, 빵빵한 뒷바퀴 휀더.
 
뒷바퀴 휀더가 얼마나 빵빵하냐면 운전석에 앉아서 사이드미러를 보면 휀더가 하도 튀어나와서 거의 시야를 다 가리게 됩니다. 그래서 일반 자동차랑은 다르게 사이드미러 시각을 뒷유리창에서 훨씬 떨어지게 조정을 해야 합니다.
 
성능은 올드카지만 이런 2도어 태생의 디자인은 19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맛인 것 같습니다.
 
또, 차고가 낮아서 착좌감도 매우 낮습니다. 도로에 붙어가는 느낌이라 이걸 타다가 세단만 타도 뭔가 SUV에 탄 느낌처럼 한참 올라온 느낌입니다. 
이 낮은 착좌감 때문에 운전하는 맛도 있겠지만.. 신호대기 때 옆 세단에게도 내 차 실내가 훤히 보이는 느낌? 
그리고 낮은 의자 때문에 타고 내리기는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스쿼트 하는 느낌?
 

실내

 
올드카의 실외는 시간이 지나도 멋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내는 그런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투스카니도 실내는 실외만큼 멋지지 않습니다.. 뚱땡이 핸들이랑 밋밋한 플라스틱 도배..
그래서 엠비언트를 사제로 직접 달아 보았습니다.
힘듭니다.. 그리고 금방 고장나고..
 
 

3. 연비와 성능

 
2022년 11월에 데려와서 2023년 3월까지 탔습니다.
약 1,500km를 탔는데 마카롱으로 기록한 거리는 1,378km이네요.
총 주유량은 154.492L.
단순 계산으로는 8.919 km/L.(누적거리가 짧고 주유횟수가 많지 않아서 정확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투스카니 연비

 
2023년에 지방에 고속도로를 타고 한번 다녀온적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마카롱 연비가 13.32km/L나 나와줬네요.
여튼 제 느낌으로는 수동이라고 마냥 연비가 좋은 느낌은 아닙니다.
연식이 연식이라 그런지 대충 시내/고속 평균 10km/L 언저리 나오면, 투스카니로 연비운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2년 초반엔 새로 구매해서 신나서 열심히 밟기도 했지만, 2023년엔 기름게이지가 떨어지는게 눈에 보여 무서워 연비운전을 좀 한 것 같습니다.
 
막힌 도로에서 제로백을 해본 적이 있는데 9초대가 나왔습니다. 
타이어도 후지고, 겨울이라 슬립도 많았는데 9초대면 뭐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이 9초지, 수동이라 변속 몇 번 하다보면 이미 100km/h를 넘어가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주행이 었던 것 같습니다)
 
 

4. ㅃ2

 
여튼 수동을 탈만큼 탔고, 주차장비용, 보험료, 자동차세 등 가만히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있어서 냉큼 다시 팔았습니다.
주차장은 제가 사는 곳은 1대 이상은 월 2만원..
보험료는 30대 무사고가 년 60만원..
이렇게 두개만하면 월 7만원씩 마냥 나가는 거고 여기에 유지보수가 추가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크지는 않은 금액인 것 같지만 수동에 대한 열정이 식어서 주차장에 마냥 방치된 차량에 매달 7만원씩 나간다고 생각하니 꽤나 아쉬웠습니다. 7만원이면 양장피에 연태까지 딱 맛있게 한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이렇게 같이 눈도 맞아보고, 가볍게 동네 마트에서 장도 봐보고, 이것저것 셀프튜닝도 해보고,
세컨카, 수동차가 생기면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해볼 수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고 좋았던 5개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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