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시계는 오버홀이 너무나도 당연하지만은 쿼츠 시계의 오버홀은 너무나도 생소한 개념이다.
1. 오버홀?
시계의 오버홀이란 시계 내부를 완전히 분해하여 정밀 점검하고, 필요한 부품을 수리하거나 교체한 뒤 다시 조립하는 정비 작업.
즉, 종합검진하고 문제있는 부분을 고치는 작업이다.
스프링과 톱니으로 작동하는 기계식(오토매틱, 수동 등) 시계에서는 오버홀이 너무나 당연하고 유명하다. 워낙 들어가는 기계 부품도 많고 오차가 크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점검해서 오차도 수정하고 마모된 부분도 교체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기계식 시계의 오차가 너무 커져서 시간을 확인하기 어려울 때쯤.. 오버홀을 받는다.
하지만 건전지만 넣고 가는 쿼츠 시계는 과연 이런 복잡한 절차의 오버홀이 필요한지 의문이 많다. 왜냐하면 쿼츠 시계는 기계식 시계에 비해 훨씬 구조가 간단하고 오차도 작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쿼츠 시계는 너무나 저렴해서 오버홀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경제적으로 손해인 경우가 많다.. 오버홀 가격은 시계가격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는데 몇 십만원에서 백만원이 넘어 가기도 한다.)
하지만 쿼츠에서도 나름 신경 쓴 무브먼트를 사용한 시계는 가격이 꽤 비싸다. 그래서 시계가 이상이 생겼다고 바로 다른 시계로 교체하기는 아까우니 오버홀을 고려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고급 쿼츠의 대명사인 그랜드 세이코이다.
2. 쿼츠의 대명사 그랜드세이코의 오버홀 방침

그랜드세이코 쿼츠 메뉴얼을 보면 오버홀과 각종 유지보수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그랜드세이코는 쿼츠에게도 오토매틱과 똑같은 3-4년에 한 번씩 오버홀을 권장하고 있다.
주된 오버홀 사유는 부품내 오일이 증발 및 산패에 따라 무브먼트내 부품 마모가 심해질 수 있고, 고무패킹이 열화되어 수분침투가 우려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3. 그럼 쿼츠를 진짜 3-4년마다 오버홀을 해야하는가?
그런데 그랜드세이코 쿼츠 9F 무브먼트는 고유한 밀폐시스템으로 오일이 마르지 않는다는 소문이 자자했었다.
실제로 그랜드세이코 사이트에서도 9F 무브먼트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래저래 길게 써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무브먼트 밀폐가 잘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배터리갈 때 시계 케이스백을 열어도 무브먼트에는 이물, 수분 등의 환경적 영향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다.
실제로 몇 년 전에는 그랜드세이코에서도 공식적으로 아래와 같은 답변을 주기도 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기네 무브먼트는 매우 밀폐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 먼지나 수분이 들어가기 어렵다. 그래서 윤활유가 공기에 의해 산패되지 않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50년간 오버홀이 필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럼 왜 현행의 매뉴얼에서는 3-4년에 한번 오버홀을 권장하고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요즘 기업들의 구독제 열풍과 뗄레야 될 수 없는 행태인 것 같다. 고급 명품 시계들은 오버홀 가격도 만만치 않고이 오버홀을 본인 브랜드 공식 서비스센터에서만 진행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그렇지 않으면 보증을 해 주지 않는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이렇게 시계를 판매하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수입원을 낼 수 있는 수익모델을 아마 그랜드세이코는 쿼츠모델에서도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싶다.(참고로 그랜드세이코 쿼츠 공식 오버홀 가격은 50만원이 넘는다..)
실제로 온라인 후기를 보니, 그랜드세이코 쿼츠 모델에 오버홀 후기를 보면 40년이지나 진행하였는데, 그때까지 그랜드 시이코의 연오차 수준이 평범한 쿼츠 시기 오차 수준으로 커졌을 뿐이지 부품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쿼츠의 오버홀은 배터리만 제때 제때 교체해주고, 오차가 크게 벌어지면 그 때 오버홀을 생각해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4. 그외 쿼츠 특이사항
오버홀 주기를 찾으며 그랜드세이코어 매뉴얼을 찾다 보니 재밌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윤초이다. 여기서 처음 본 개념인데 지구 사전 주기가 인간 시간 개념과 완벽히 일치하지 않아서 몇 년에 한 번씩 1초를 조정해 준다는 것이었다. 사실 시계 자체의 오차 수준이 크다면 전혀 신경 쓸 개념은 아닌데 그랜드세이코는 1년에 10초 이내 오차를 보장하기 때문에 이런 것도 신경 쓰는 것이 오히려 마케팅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하나는 바로 자성이다 오토매틱 시계에서는 자성이 엄청나게 위험한 요소인 것은 널리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쿼츠 시계에서도 쿼츠의 구동 모터에 자성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랜드 세이코에서는 자기로부터 5cm 이상의 간격을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결론은,
본인이 애정을 갖고 있거나 매우 비싼 쿼츠가 아니라면 쿼츠 시계에 오버홀은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쿼츠 끝판왕, 그랜드세이코 (1) | 2025.06.08 |
---|---|
알리의 명품시계, 산마틴 밀리터리 헤리티지 (0) | 2025.06.03 |
7만원짜리 IWC? 아디스다이브 플리거 (0) | 2025.05.30 |
시계 만들기(세이코 프레사지) (0) | 2025.05.18 |
일본 로렉스, 세이코, 시티즌, 오메가 등 시계 가격(빅카메라, 돈키호테) (1) | 2025.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