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작은 이 오리엔트 빈티지 모델 킹다이버였다.
시계 커뮤니티에서 누가 빈티지 시계를 올렸는데 그게 바로 이 킹다이버이다.
누가봐도 빈티지 느낌 충만한 색조합에 이너베젤까지 있어서 너무나 완벽한 빈티지로 보였다.
커뮤니티에 사진 올린 사람이 일본사이트에서 운좋게 잘 주웠다길래 이때부터 나도 처음으로 일본옥션(야후옥션)을 접하게 됐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사람이 올린 오리엔트도 짝퉁인것 같다. 왜냐면 저 사진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7만원에 무한 수량으로 팔고있는 것을 캡처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태도 매우 깔끔하고)
(오리엔트도 짭이 있을까 했는데 은근히 이래저래 모든게 짭이 넘쳐난다..)
여튼 내가 일본옥션을 한번도 안해봐서 그런지 익숙지 못해서 킹다이버는 찾지 못했다. 하지만 개꿀템을 찾았는데 바로 오리스 빈티지 모델이다.
오리스는 오리엔트랑은 비교가 불가능한 스위스의 헤리티지 충만한 명품 브랜드인데 단돈 6만원이 안됐다. 아무리 상태가 안좋아도 말이 안되는 가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니 상태도 좋았다!!
경매방식이지만 6080엔만 내면 "즉결"이 되버려, 바로 내것이 되는 것이다. 누가 먼저 채갈까 냅다 구매부터 했다.
상품 설명을 보면 골동품이지만 정비가 완료되었단다.
기가막히다. 빈티지 느낌인데 따로 손도 안봐도 된다니!
롤렉스보다 오래된 역사를 가진 위대한 오리스에 대한 설명과, 골동품으로 미세한 상처가 있다는 디테일..
그리고 35mm의 빈티지 사이즈! 모든게 완벽한 빈티지 같았다.
즉시낙찰까지 됐겠다, 기다리기만하면 되는 상태라 나는 신나서 내가 즉시낙찰받은 시계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적절한 가격으로 샀는지 물어보기 위해서.. 그런데 1분만에 달린 답글이 인도산 짝퉁이라 만원도 주면 안된다는 답글이 달렸다ㅋㅋㅋㅋㅋ!!!
구글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많다.
"ORIS 17 jewels shock proof "가 자동완성되는 단어인데, 이게 하도 이베이랑 옥션에 많이 팔리나보다..
주로 인도산 짭이라는 이야기가 많고, 다른 포스팅도 짭이라는게 많았다..
그리고 확신을 갖게되었던 이유는 바로, 옥션에서 무제한으로 팔리고 있는 "ORIS 17 jewels shock proof "를 보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오리스를 발견했을 때는 이렇게 많은지 몰랐는데, 정신차리고 오리스로 가격대순으로 검색하니 비슷한 가격에 엄창난 매물이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다이얼 디자인은 달랐지만, 모두 같은 사이즈에 동일한 무브먼트, 그리고 매우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아무리 오리스가 많은 디자인은 과거에 뽑아 냈다고 해도 이렇게 모두가 컨디션이 한결같이 좋다는 건 말이 안됐다.. 사실 가격부터가 말이 안됐던거 같다ㅜ
여튼 이미 늦었다. 경매 특성상 물릴 수도 없고, 해외배송비, 중간수수료까지해서 약 7.8만원에 구매한 것 같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산 1만원짜리 시계처럼 뽁뽁이 속에 비닐속에 담겨서 날라왔다.
어찌되었던, 얼굴은 이쁘다..
근데 빈티지라는 시계가 케이스에 스크래치 한개가 없다ㅋㅋㅋ 글래스에만 미세한 스크래치가 두어개가 보이는 것 같다.
백판은 현행 오리스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음/양각이 아니라 그냥 프린팅이다.
시계줄은 진짜 극혐이다. 저 곰팡이같은 자국에다, 유연성이 하나도 없어서 좀만 구부리면 으스러지는 느낌이 났다.
돔형 글래스.
다행히 두께가 1cm 정도라 부담없는 높이라 좋다.
인도산 짝퉁도 QC를 열심히 하는건지, 우연인건지 케이스 무게는 딱 30g
다행히 몇년전에 알리에서 산 3천언짜리 18mm 시계줄이 있어서 갈아 줬다.
은근히 초록다이얼에 갈색 시계줄이 나쁘지 않는 조합이다.
가장 맘에 드는 부분. 얇은 두께.
17cm 손목에 뙇.
외모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오토메틱이 아니라 그냥 기계식 시계라 무조건 용두를 돌려서 테옆을 감아줘야 한다.
난생처음이어서 생소했지만, 새로운 타입의 시계가 생긴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놈의 용두가 여간 뻑뻑한게 아니라 힘을 꽉주고 돌려줘야 감긴다..
기존에는 오토메틱만 경험해봐서 그런가, 오토메틱 용두는 한손가락으로 스윽스윽 돌리면, 잘 감겼었는데,
이놈은 두손가락으로 힘을 뽝주고 돌려야 감기고, 이러다 언제 부서질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오차는 그리 어마어마하게 막 하루에 몇분씩 나지는 않는다.
체감상으로는 하루에 한 30 초 정도?
오늘 처음으로 인도출생인 이놈과 바깥바람을 쐬주었다.
가볍고 이쁜데, 뭔가 용두가 언제 부서질지 모르겠고, 정이 막 가지는 않는다.
야후 옥션, 나쁜 판매상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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